중환자실 노은송
2019년 3월 4일 첫 근무 날, 떨리던 마음으로 출근했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때 저는 과연 제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적응하지 못하고 관둬버리지는 않을지 겁도 나고 한편으로는 첫 직장에 대한 기대감과 원하던 부서에서 일할 수 있다는 기쁨을 가지고 출근했습니다. 독립 전, 6주간의 교육기간 동안은 솔직하게 ‘독립 후 혼자 일을 할 수 있을까, 사고치고 민폐만 끼치겠다.’는 생각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일에 대한 자신도 없고 겁만 많아지는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학생간호사가 아닌 간호사로서 환자를 간호하고, 일을 하며 모르는 것을 배우고 공부하며 흥미도 함께 느꼈습니다. 그렇게 독립 날이 다가왔습니다.
독립 후 몇 일간은 루틴 업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 점점 루틴 일에 익숙해지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저만의 반성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날, 그 날 혼났던 일들, 실수한 것, 지적받았던 일들을 노트에 적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그 노트를 틈틈이 읽으며 실수들을 되새기고 다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같은 실수를 한 적도 있지만 확실히 노트를 쓰는 것이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저는 처음에 약물을 외우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 약이 어떤 약이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외워도 잊어버리고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저는 병원까지 출근하는데 한 시간가량 걸립니다. 처음에는 마냥 졸거나 멍 때리며 출퇴근 했었는데 점점 그 시간을 이용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에 자주 쓰는 약들을 요약해 손바닥만한 요약집을 만들었습니다. 그 요약집을 보면서 출퇴근 시간을 활용했던 게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적응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나 자신에게 선물하기’였습니다. 집과 병원밖에 없었던 초반에는 기다리던 월급날 저를 위해 소소한 선물을 하며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 ‘잘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적응하고 일인분의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되뇌었습니다. 평소 사고 싶던 옷이나 화장품을 사는 일은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출근하고 버티다보니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마음은 신규이고, 아는 게 많이 없고 일도 잘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초반 저의 모습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때보다는 발전했단 생각이 듭니다. 1년이 지난 만큼 느슨해지지 않고 더욱 더 공부하고 신규 선생님께 부끄러운 간호사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 1년이 지난 후에도 부산성모병원에서 열심히 적응하며 일하는 저의 모습을 상상하며 성장해나가는 간호사가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