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암중 하나입니다. 2020년 기준 국내 전체 암 발생에서 6위(남성에서 5위, 여성에서 7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암의 원인 별 유병률을 보면 1990년대에는 B현간염, C형간염, 알코올 간질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순이었으나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B형간염에 의한 간암 유병률의 비율이 감소하는 반면, 알코올 간질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의한 간암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방간은 간내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보통 5% 이내로 그 이상 축적되는 경우 지방간으로 정의되며, 정도에 따라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구분합니다. 평소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지방간질환이라고 설명 시 음주와 연관된 알코올 간질환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WHO 통계자료에 따르면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1970년대부터 조금 감소 후 최근 10년간 크게 변화가 없었으며, 2021년 World Health Statistics에서 2019년 한국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8.7리터로 OECD 36개국과 비교 시 높은 국가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위험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 남성 7표준잔 이상, 여성 5표준잔 이상 음주, 주 2회 이상 - 1 표준잔은 알코올 7g이 포함된 소주/맥주 기준 1잔)이 높아서 문제가 되는데, 통상 음주에 대해 관대한 한국의 사회적인 분위기 상 스스로의 음주량을 과소평가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을 마실 뿐인데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많이 있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대부분 경과가 양호하지만, 환자 중 일부는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종과 같은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합니다.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의 25-40%는 대사이상 지방간염으로 진행하고, 이 환자의 5-18%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합니다. 대사이상 지방간 연관 간경변증 환자에서 간암의 누적 발생률은 연간 2.6%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는 간경변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간세포암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다른 간세포암종 발생의 원인과는 다르게 간섬유화 진행초기 단계에서 간세포암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진단은 우선 알코올 섭취가 과도하지 않으며, 혈청검사에서 B형 및 C형 간염이 없는 환자에서 간 조직검사에서 간세포의 5% 이상에 지방이 침착된 경우로 정의됩니다. 결국 간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지만, 이는 침습적인 즉 위험이 따르는 진단법으로 검사 진행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에 다양한 비침습적 진단 방법이 활용되고 있는데 복부초음파 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PDFF/H-MRS) 등의 영상 검사 및 혈액검사 패널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생활습관 개선, 대사증후군 치료, 지방간염이나 간섬유화에 대한 약물 치료, 간경변증의 합병증 치료 등으로 나뉩니다. 우선적으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과 동반된 인슐린 저항성, 비만, 고지혈증 등의 조절이 중요합니다. 각각에 대한 약물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식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칼로리 식이와 운동량 증가를 통한 체중 감량은 가장 검증된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저탄수화물과 저지방식이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일관적이지 않지만,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식단을 고려 시 탄수화물 조절이 더욱 중요합니다.
약물치료의 경우 2024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간 섬유증 중등도 진행성 대사이상 지방간염에 사용할 수 있도록 “레즈디프라(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를 승인하였습니다. 이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던 지방간염 및 간섬유화 질환에서 세계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약품으로 기대가 컸으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 효과가 크기 않아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첫 치료 옵션의 등장이라는 것과 이후 더 효과 좋은 후발 약제들이 임상 실험 중이며, 다양한 약제들이 나올 예정으로 이후에는 약물치료도 가능해 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