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병동 김현경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간호기술을 배울 생각을 하니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 마음에 첫 근무 전날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아는 지식과 술기들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채로 첫 번째 근무를 나와 프리셉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들을 따라가기엔 벅찼지만, 선생님께서 당황한 나를 눈치채셨는지 이해하기 쉽게 일을 가르쳐주셔서 첫 번째 근무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첫 단추를 잘 끼우면 그 다음 일도 수월하다는 말처럼 독립하는 날까지 크게 사고 치지 않고 일을 잘 해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독립하기 일주일 전부터 과연 내가 선생님의 지도와 감독이 없어도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머릿속을 지배했다는 것입니다. 독립하기 며칠 전부터 일어나지도 않은 걱정들에 마음 걱정을 많이 하던 차에 프리셉터 선생님께서 제 마음을 아셨는지 잘 해낼 수 있다고, 독립하고 나서도 다른 선생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봐주실 거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셔서 한결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는 말기 암 환자들이 남은 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는 그 단편적인 모습만 알고 일을 시작했었는데 많은 선생님께 배우고 스스로 익히고 하다 보니 훨씬 더 수준 높은 간호지식과 기술들이 필요한 병동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간호학과에서 공부하면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근무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간호사들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호사로서의 자존감과 과연 이 길이 내 길이 맞는가 하는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101병동에서 근무하면서 잘 해내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과 프로다운 선배간호사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고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간호사로서의 자존감이 많이 상승했습니다.
잘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선생님들과의 유대감과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원래 바로 윗 연차 선생님과는 어색하고 서먹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101병동은 전혀 그런 것 없이 오히려 우리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해주시고 모르는 것들을 꼼꼼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책임간호사 선생님께서 힘든 일이나 고민을 먼저 물어봐주시고 본인의 경험을 예로 들어주시며 조언해주셔서 더 힘이 나고 병동에서 의지할 분이 있다는 사실에 든든했습니다. 프리셉터 선생님께서는 병동에서 일을 잘 익힐 수 있도록 책자도 만들어 주시고 체크리스트도 만들어 주셔서 어렵지 않게 일을 배울 수 있었고 사적으로 만나서 밥을 먹으며 용기로 북돋아 주시기도 하고 제가 명심해야 할 것들을 말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4,5,6년차 선생님들께서도 모르는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제가 잘하고 있는지 봐주시기도 했고 실수가 있을 때는 후배이지만 예의를 갖춰 지적해 주셔서 제가 무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셨습니다. 수선생님께서는 주기적으로 상담도 해주시고 다른 선생님들께서 놓치는 부분들을 가르쳐주시는 등 제가 병동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배울 수 있고 능력을 향상할 수 있음에 매일매일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곧 후배들도 저화 같은 고민과 걱정을 할 것인데 저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처럼 후배간호사들을 꼼꼼하게 가르쳐주고 용기도 북돋아주는 그런 선배간호사가 되고자 합니다. 또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실수하지 않도록 많이 공부하는 프로다운 간호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