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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서윤호

응급실에 배정 받고 근무한지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눈 깜빡할새 지나갔고 이렇게 ‘신규간호사 적응기’를 직접 쓰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직도 저에겐 응급실 첫 출근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학생도 아닌 간호사도 아닌 애매한 경계선에서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지?’ 제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었지요.

말 그대로 마냥 설레기만 할 수 없었던 출근이었습니다. 첫 출근에 대한 설레임보다는 낯선 환경, 사람들에 대한 걱정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런 걱정도 잠시 프리셉터 선생님을 만나고 6주간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됐습니다. 사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공부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럴 때 일수록 더욱 의지가 된 건 프리셉터 선생님이었습니다. 서툰 저를 많이 다독여주시고 사소한 부분까지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일’이라는 단순한 과정을 배운 것이 아니라 ‘응급실 간호사’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오리엔테이션 기간이 끝나고 첫 독립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첫 독립날,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CPR’, ‘Intubation’ 응급실의 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날 저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었습니다. 신규간호사였던 저에겐 분명 스스로 만족할 수 없고 쓴 소리도 들은 독립 첫날이었습니다. 그날 제가 만약 좌절하기만 했다면 그 경험은 그냥 ‘나쁜 날’이라고 기억됐을 겁니다. 이에 좌절하기보다 그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고 조금 더 성숙해질 기회일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스스로 느끼는 것도 많고 의미 있는 이날을 저는 ‘좋은 날’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이후로 한 달, 두 달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에 능숙해지는 것도 필요했지만 ‘응급실’이라는 조직에 한 구성원으로서 적응하는 것도 필요했습니다.

저는 많이 내성적인 성격이라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웠습니다. 대신 저 보다 먼저 윗년차 선생님들이 다가와줘서 적응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없었고 지금은 응급실에 잘 적응해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구성원으로서의 문제가 아니라 일을 하는데 있어 원동력이 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바쁘고 힘든 날에는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할 때 쯤이면 한숨이 나오기보다는 같이 잘 마무리 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옵니다.

적응학까지 동기들에게 많이 고마움을 느낍니다. 가장 가까이 지내면서 서로 부족함을 채워 줄 수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많이 풀렸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습니다.

1년을 근무하면서 신규간호사로서 적응하는 데 있어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다들 한 번씩은 겪어야 할 성장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과정이라면 지금처럼 웃는 모습으로 이겨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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