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성모병원 의료원 신년 인사말

인사합니다.

내 등의 짐 - 정호승

내 등의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이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 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 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 잘 넘게 하였습니다.

내 나라의 짐, 가족의 짐, 이웃과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

우리 모두는 짐을 지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짐이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숨을 쉬지 않는다. 밥을 먹지 않는다. 다투지 않는다. 나이를 먹지 않는다. 등등 이런 것은 사람인 이상 모두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할 일들입니다. 그것을 빼어 놓고는 우리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들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심지어 그것을 없애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아닌데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면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라는 말씀하십니다. 짊어지기 싫은 짐이 십자가가 바로 우리이게 하는 바로미터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바로미터가 없다면 우리가 바르게 사는지 알 수 없게 되고 삶의 기준과 행복의 기준이 다르니 싸울 수밖에요. 우리가 진정 행복 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주어진 각자의 짐을 잘 지고 가는 것 밖에 없습니다. 새해에도 분명히 주어질 각자의 짐을 십자가를 잘 지고 가시길 기도합니다. 당신은 행복 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나의 짐이 나의 십자가가 나를 있게 하고 나답게 하는 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행복이 시작됩니다.

새해에도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충만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부산가톨릭의료원 김윤태 루카 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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