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병동 김나영
모든 신규들이 다 그렇듯 저도 처음에 배울 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프리셉터 선생님 말씀을 모두 받아 적고 공부해도 잘 외워지지 않아 답답하고 속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루틴 잡만 겨우겨우 기억할 수 있을 때 독립을 하게 되었고 이미 알고 있던 것들도 일을 하면서 머리가 새하얘져 기억이 나지 않아 몇 개월간은 수첩과 포켓북을 보지 않으면 일을 못할 정도였습니다. 원래 꼼꼼한 성격이어서 학교 다닐 적에도 다른 친구들보다 과제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이었는데 모르는 걸 하나하나 찾으면서 일을 하려니 시간이 배로 들어, 독립하고 몇 개월간 2-3시간은 기본으로 오버타임을 하고 퇴근했습니다. 느린 저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고 수첩과 포켓북을 보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제가 너무 바보 같아서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과연 내가 1년이라도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종종 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옆에서 공감해주고 응원해준 동기와 병동선생님들이 있었기에 1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처음 병동에 왔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긴장되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병동에 도착했을 때 수 선생님과 병동 선생님들께서는 환히 웃으면서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기다리고 있었다고, 예뻐해 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씀 해 주신 그 때를 저는 잊지 못합니다. 그 후로 1년간 잘못한 일이 있으면 소리 지르고 혼내기보다 다음에 같은 실수를 안 하면 된다며 말씀해 주시고 제가 바쁘고 일에 허덕일 때마다 ‘나영아 뭐 도와줄까?’, ‘부탁할 거 있으면 말해.’ 등 선생님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계속 출근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그런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병원을 그만두고 간호사라는 직업을 이미 그만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1년을 버티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저는 2년 차가 되었고, 밑에 신규 선생님들이 들어오는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희 병동 선생님들께서 저에게 해주셨던 따뜻한 말과 행동들을 생각하며 저도 조금이나마 의지가 되고 따뜻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선배 간호사가 되겠다 다짐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