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헬스플러스부산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차성욱 과장

이달의 헬스플러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위암의 원인이 되는 나선형의 균으로, 위 점막의 깊은 곳이나 점막층과 위 상피 사이에서 가장 흔히 발견됩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몸에 여러 개의 편모가 달려있고, 이를 이용해 점액층을 뚫고 들어가 위 점막 표면에 분포합니다. 이 균의 감염은 세균의 운동성과 요소분해효소의 생산능력에 좌우되는데 헬리코박터균은 요소분해효소 생산능력이 다른 균에 비해 100배 이상 높습니다. 이 효소를 이용하여 요소로부터 알칼리성의 암모니아를 만들어 주변의 산성 환경을 중화시키게 되고, 위산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보호대를 만들어 생존함으로서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선암, 위림프종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거의 대부분에서 만성 활동성 위염과 관련되어 있고, 감염자 중 10~15%에서 임상적으로 확진이 가능한 소화성 궤양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람 사이에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은 구강 대 구강, 분변 대 구강의 경로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구강 대 구강 감염은 음식물을 씹어서 먹여주는 행위 등과 같이 가족 내에서 어른들로부터 아이에게로 전염되는 수직 전염 방식으로 주로 일어나게 됩니다.
성인간의 감염은 구강 또는 위장관 점막에 상처가 있는 비감염자가 감염자와 함께 술잔을 돌리거나 음식을 같이 먹는 등의 행위를 통해 전염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접촉으로 감염이 될 가능성은 아주 낮으며 치료를 하게 되면 재발될 가능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며, 주로 생활수준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게 됩니다.
위험인자로는 개발도상국가에서 출생 또는 거주하거나 식구가 많은 경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 불결한 음식이나 식수 또는 감염된 사람의 위 내용물에 노출된 경우들로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50%정도가 감염되어 있습니다.

정상의 위점막에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생기게 되면 다량의 위산이 생성되고 급성 또는 만성의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만성적인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전정부 우세 위염, 체부 우세 위축성 위염, 비위축성 미만성 위염의 세 가지 경로를 가지게 되는데요. 위의 전정부 우세 위염의 경우에는 십이지장 궤양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 위 체부 우세 위염의 경우, 위축성 위염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장상피화생, 점막 이형성을 거쳐서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위축성 미만성 위염의 경우는 무증상인 경우가 흔한데 일부 환자에서는 MALT, 즉 위점막연관림프조직 림프종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의 치료에 대해서는 통일된 의견을 내기위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는데요. 우선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들 중 소화성 궤양이 확인된 경우에는 제균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궤양의 발생이 처음인지 아닌지와는 관련 없고, 증상의 정도,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등의 다른 원인들의 존재여부와도 무관하며 이미 다 나아서 궤양의 흔적이 있는 경우에도 제균치료가 권장됩니다. MALT(위점막연관림프조직) 림프종 환자의 반수이상에서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후 림프종의 완전관해가 유도되기도 합니다.
비궤양성 소화불량증의 치료, 위암의 예방, 장기간의 위산억제가 필요한 위식도 역류병에서는 헬리코박터균 제균에 대해서 논란이 있습니다. 일반인에서 위암의 예방을 위한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소화성 궤양 또는 조기 위암을 진단 받은 환자에서는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궤양을 앓고 있거나 흔적이 있는 환자, 저악성도 MALT(위점막연관림프조직) 림프종 환자, 헬리코박터균 양성인 조기위암환자는 제균치료를 권하고 있으며, 그 이외의 환자에서는 전문의와 상의하여 제균치료를 고려하면 되겠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의 치료는 다양한 항생제와 프로톤 펌프 저해제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처방의 선택은 약제의 효능, 환자의 내약성, 항생제 내성 여부, 그리고, 비용 등의 여러 요인들에 의해서 좌우되는데 초치료 후 제균치료율은 80%정도 됩니다.
제균 치료를 시행한 이후 4주가 지나서 제균치료의 성공여부를 확인하게 되는데요. 최근에는 환자에게 비침습적인 요소호기검사가 선호되는 검사방법이지만, 위 궤양 등의 원인으로 추적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조직검사나 신속 요소효소검사를 이용합니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의 일부 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변비, 위막성 대장염, 설사, 구토, 구역, 피부발진, 알레르기 반응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성공적으로 끝낸 이후에 감염의 재발률은 연간 1%이하로 보고 있지만 만약 제균치료 6개월 이내에 재발되는 경우에는 헬리코박터균 재감염이라기보다는 재활성화로 인한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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