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개원 10주년 공모전 이용후기 수상작

우수상 김동미

병원은 찾지 않을수록 좋은 곳입니다만, 부득이하게도 찾게 될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아직까지는 크게 병원을 의지할 일이 없다보니 그에 대한 큰 불편함도 필요성도 그리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부산 성모병원과는 안타깝게도 시어머님께서 췌장암 진단을 받으시면서 부산의 모병원, 서울의 모병원을 전전하였으나, 결국은 수술이나 치료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집에서 요양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정호스피스라는 제도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처음 상담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병원들을 다니면서 너무도 아프고 모진 말들을 많이 들어 가슴에 상처만 가득한 저희 가족에게 긴 시간을 내어 이 지독한 병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며 앞으로에 대해 상세하고도 자상하게 설명해 주시는 것 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청하면서도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첫 만남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두려움으로 가득한 극한의 상황에서 좌절하고 있던 저희 가족에게...가장 힘들고 두려울 환자 본인 뿐 아니라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가족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시고 큰 힘이 되어 주시는 수녀님을 뵈면서, 그 분의 직업이며 그 분께서는 늘 하시는 일이실 수도 있겠지만, 함께 아파하시고 울어주시고 가슴으로 임해주시는 모습들을 뵈면서 큰 감동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그 분 개인의 인성이실 수도 있겠지만, 종교가 없는 저로서는 종교의 힘이 그렇게 큰 것일지도 모르겠다라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 계기도 되기도 하였습니다.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지금은 호스피스 병동으로 입원한지도 이제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만, 하루하루가 힘든 시간이지만 처음처럼 무섭고 두렵지만은 않은 것도 옆에서 같이해 주시는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친절한 간병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며칠전엔 여러 가지 일들로 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갑자기 턱이 아파서 평소 다니던 치과가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지금 사정상 병원 갈 시간이 안되어 당 병원 치과에 예약을 하고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친절하게 진료해 주시고, 상세하게 설명까지 해 주시는지...지금까지는 호스피스 병동 특성상 그런것인가 생각하였었는데 치과 진료를 받고 나서 이 병원은 친절함이 기본적으로 베어있는 곳인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잠시나마 미소짓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병원이라는 곳도 이익집단이고 직업군의 일종이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저그런 정도의 기대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이용했던 기존의 병원 이미지와는 달리, 이번에 성모 병원을 이용하면서 아직은 사람이 더 중요하고 일에 앞서 마음으로 임하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및 보호자로서는 마음의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도...앞으로도 함께 해주실 부산성모병원의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늘 지금처럼 몸과 마음이 황폐해진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희망을 주시는 따뜻한 이웃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우수상 정유경

저에게 ‘성모병원’은 ‘제2의 고향’입니다. 왜냐하면 ‘성모병원’으로 옮기기 전, ‘성분도 병원’이었을 때에 그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의 외할머니와 어머니께서 근무하셨기에 제겐 너무도 특별하며 소중합니다. 따라서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몸이 약했던 저는 항상 병원을 꾸준히 방문했습니다. ‘종합병원’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학교보다 병원을 더 많이 갔습니다. 그 중, 가장 저에 대해 잘 알고, 정확히 치료해주는 ‘성모병원’을 애용했습니다. ‘성분도 병원’이었을 시절에도 집과 거리가 멀어서 아픈 몸을 이끌고, 가기 힘들었지만 어느 병원보다 가장 믿음직스럽고, 제가 태어난 곳이기에 모두가 말려도 악착같이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이사를 가면서 ‘용호동’으로 가면서 완전히 집과 떨어져 전처럼 자주는 못 찾았습니다. 그러나 가까운 동네 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해결되지 않을 때는 1시간 넘게 걸리더라도 ‘성모병원’을 다녀와서 약을 복용하면 믿기 힘들 정도로 거짓말처럼 금방 나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모병원’은 제게 ‘꿈’을 심어준 곳입니다. 몸이 약해 병원과 친하던 어린 시절의 저는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들이 제일 멋있고, 이 세상에서 최고로 훌륭한 사람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피난 내려오시다 귀가 잘 안 들리게 되신 친할머니와 젊은 시절부터 고생하셔 무릎이 많이 안 좋으신 외할머니를 고쳐드리고 싶었습니다. 단순한 존경심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고쳐드리고 싶은 마음에 어느덧 ‘의사’라는 ‘큰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자주 아프기도 하고, 다른 환자들의 마음과 보호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의사 선생님들 가운데 어렸을 때부터 저를 치료해주셨던 지금의 ‘성모병원 원장님’이신 ‘김성원 선생님’이 저의 롤모델이며 가장 존경하는 분이십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때까지 언제나 변함없이 존경하는 위인에 쓸 정도로 저에겐 엄청 ‘큰 산’ 같은 존재입니다. 소아과에 계실 때, 늘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주는 마음이 온몸으로 느껴질 만큼 훌륭하셨습니다. 또, 제가 겁이 많아 중학생 때까지도 소아과를 찾곤 했는데 선생님을 뵐 때마다 항상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미소를 잃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며 선생님만큼은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저, 지금 ‘성모병원 원장님’이셔서가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사계절 변치 않는 소나무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을 언제나 존경합니다.

끝으로, ‘성모병원’은 제 ‘삶의 원동력’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병원의 기능인 아픈 곳을 치료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이 힘들 때 혹은 잠시 방황을 하며 삶이 무의미하다 느껴질 때마다 찾아가 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금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비록, ‘큰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큰 꿈’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원동력인 ‘성모병원’을 머릿속에서 그리고 또 그려서 저의 롤모델처럼 아픈 환자들과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산’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저처럼 ‘성모병원’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어 아파서 찾는 병원이 아닌 꿈과 미래를 찾는 모두가 사랑하는 원동력을 지닌 병원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10주년을 넘어 100주년보다 훨씬 오래도록 환자들이 찾는 병원, 의사 선생님들의 따스함이 넘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